1. 사건 개요

피고는 1997년 1월 청계고가도로 1차로를 주행하던 중 1차로로 진입하는 다른 차량을 발견하고 충돌을 피하려다가 중앙선을 침범해 반대편 차량과 충돌했습니다. 그 결과 반대편 차량 탑승자 3명 중 1명이 사망하고 2명이 중상을 입었습니다.

자동차손해배상 보장사업 업무를 수행하던 보험사가 피해자들에게 약 4,500만 원을 보상한 뒤 가해자(피고)를 상대로 구상(대위) 소송을 제기해 2002년 인낙·2012년 재판결 확정으로 채권을 보유했습니다. 이후 피고가 2015년 파산·면책결정을 받으면서 이 구상채권이 '비면책채권'에 해당하는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2020년 자동차손해배상진흥원이 보험사로부터 이 채권을 양수해 피고를 상대로 양수금 청구 소송을 제기한 것이 이 사건의 계기입니다.

2.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원심이 '중앙선 침범·사망자 발생'만을 근거로 비면책채권으로 본 판단에 법리오해가 있다고 보아 파기환송했습니다.

중과실의 기준통상 요구되는 주의의무를 '현저히' 위반한 경우를 가리키며, 사고 경위·주의의무 위반의 원인과 내용 등 당시 구체적 상황을 종합적으로 보아 판단해야 한다. 결과가 중대하다는 사정만으로 바로 인정되는 개념이 아니다.
중앙선 침범 사실만으로 중과실인지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3조 제2항 단서는 '중과실이 아닌 경과실로 중앙선을 침범하는 경우'도 예정하고 있으므로, 단서 제2호의 중앙선 침범 사고가 발생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중과실을 인정해서는 안 된다.
사망·중상 결과가 중과실 기준인지피해가 사망·중상에 이르렀다는 것은 '생명·신체 침해의 중한 정도'에 관한 사정일 뿐, 가해자에게 중과실이 있었는지를 판단하는 직접적 기준은 될 수 없다.
이 사건의 구체적 사정다른 차량의 진입으로 인한 충돌을 피하려는 과정에서 중앙선을 침범했고, 제한속도를 현저히 초과하지도 않았으며, 그 밖에 다른 주의의무를 위반했다고 볼 사정도 찾기 어렵다. 따라서 통상의 주의의무를 현저히 위반해 사고를 일으킨 경우로 평가하기 어려워 중과실이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

3. 보험설계사 실무 시사점

가해자 측 안내: 자동차사고 가해자가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을 지고도 이후 파산·면책에 이르는 경우가 있습니다. 다만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중대 법규위반'과 채무자회생법상 '중과실'은 자동으로 일치하는 개념이 아니므로, 음주·무면허·신호 무시·현저한 과속 등 중대한 과실로 평가될 수 있는 유형이라도 사안별 사정에 따라 비면책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함께 안내할 필요가 있습니다.
피해자 측 안내: 가해자가 임의보험에 가입돼 있어도 약관상 면책사유·보상 한도·과실상계 등에 따라 보상 범위가 달라질 수 있고, 한도 초과분을 가해자 개인에게 청구할 때는 가해자의 자력·파산 리스크가 뒤따릅니다. '중과실'로 평가되지 않으면 가해자의 파산면책으로 채권이 소멸할 수 있다는 점을 전제로, 조정·화해 전략을 검토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구상·대위 설명: 보험사가 피해자에게 보상한 금액을 가해자에게 구상하는 경우에도 동일한 법리가 적용됩니다. 보장사업·대인배상·자손 등으로 선지급한 보험사의 구상채권 역시 가해자가 파산면책을 받으면 소멸할 수 있고, 비면책채권으로 유지되려면 '중과실' 요건이 사안별로 입증되어야 합니다.
상품 설계 관점: 가해자의 자력 부족이나 파산 가능성에 따른 보장 공백을 줄이려는 분이라면, 무보험차 상해·자기신체사고·자동차상해 특약과 개인 상해보험 등 '본인 보장' 중심의 보완 설계가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가해자의 임의보험 한도와 자력에만 기대는 플랜은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함께 공유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4. 고객에게 설명할 때의 문장

“교통사고 가해자가 나중에 파산면책을 받으면, 보험사가 피해자에게 보상한 뒤 가해자에게 가지는 구상채권도 일반 채권과 함께 소멸될 수 있습니다. 다만 음주·무면허·뚜렷한 과속처럼 '중과실'로 평가되는 사고라면 면책이 되지 않고 평생 책임이 남을 수 있으니, 운전자이신 분은 임의보험을 충분히 유지하는 것이, 피해자이신 분은 상대방 보험만 믿기보다 본인 자동차보험의 자손·무보험차·자동차상해 특약을 함께 챙기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이 글은 보험 상담 실무를 돕기 위한 일반 정보입니다. 실제 분쟁은 약관, 사실관계, 시점 등 개별 사정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개별 사안의 법률 판단으로 사용하면 안 됩니다.
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law.go.kr) 판례 원문 보기 · 사건번호 2023다308270, 대법원 2024. 5. 17. 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