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건 개요
대한민국 법인인 원고는 2012년 6월 터키의 매수인에게 폴리머리제이션 라인 1세트를 수출하면서, 미국 법인인 피고 손해보험사와 적하보험을 체결했다. 이 계약에는 영국 런던 보험자협회의 적하약관(Institute Cargo Clause)이 붙었고, "책임 문제는 영국법과 관습을 따른다"는 준거법 약관과 함께 "갑판적재 사실을 고지하지 않으면 담보 범위가 축소된다"는 갑판적재약관(On-Deck Clause)도 포함되어 있었다. 원고가 갑판적재 사실을 고지하지 않은 상태에서 화물이 오만 앞바다에서 갑판에서 배 밖으로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고, 원고는 보험금을 청구했다.
2.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준거법 조항의 적용 범위와 국내 약관규제법의 관계를 정리한 뒤, 원고의 상고를 기각했다.
| 준거법 약관의 적용 범위 | 이 사건 준거법 약관은 "보험자의 책임" 문제에 한정해 영국법을 따르기로 한 것이지 계약 전체의 준거법을 지정한 것은 아니다. 책임에 관한 것이 아닌 사항은 계약과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국가의 법, 즉 대한민국 법이 적용된다. |
|---|---|
| 약관 설명의무는 국내법 영역 | 약관이 계약에 편입되는지, 설명의무를 다했는지는 "약관이 계약 내용이 되는지"의 문제이지 "보험자의 책임" 문제가 아니다. 따라서 약관규제법 제3조 제3항·제4항의 설명의무는 대한민국 법으로 판단한다. |
| 고객의 인식이 인정되면 설명의무 예외 가능 | 약관규제법이 설명의무를 요구하는 취지는 고객이 예측하지 못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보호하려는 데 있다.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원고 측 담당자의 해상적하보험 업무 경력, 반복적인 적하보험 계약 체결 이력, 보험증권·포괄보험 약정서 등 기재 내용을 종합해 원고가 표준 적하약관의 내용을 알고 있었다고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런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업자가 별도로 설명하지 않았어도 그 약관이 계약 내용으로 인정될 수 있다. |
| 갑판유실의 좁은 정의 | 영국 적하약관의 '갑판유실(Washing Overboard)'은 해수의 직접적 작용으로 갑판 위 화물이 휩쓸려 유실되는 경우만 의미한다. 배가 악천후로 흔들려 화물이 떨어지는 '갑판멸실(Loss Overboard)'은 담보 범위 밖이다. 아울러 '해상 고유의 위험'으로 인한 손해라는 점의 증명책임은 피보험자에게 있고, 증명 정도는 '증거의 우월(preponderance of evidence)' 기준이다. |
3. 보험설계사 실무 시사점
4. 고객에게 설명할 때의 문장
"해외 무역이나 국제 계약을 담보하는 보험은 영국법·미국법 같은 외국법을 따르는 약관이 붙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조항이 있어도 약관을 계약에 편입시키고 설명하는 절차는 국내 법을 따르기 때문에, 사업자는 원칙적으로 중요한 내용을 설명해 드려야 합니다. 다만 반복적인 거래 실무 등으로 고객이 이미 그 약관을 알고 있었다고 볼 사정이 종합적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별도 설명 없이도 계약 내용으로 인정될 수 있으므로, 담보가 좁혀지는 조건이나 고지해야 할 사항은 계약 전에 함께 정리해 두시길 권장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