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건 개요

피보험자는 회사 경리팀 직원으로 근무하다가 사망 전 7개월간 연장근무 시간만 533시간에 달했습니다. 검찰 수사, 금융감독원 정밀감리, 회계감사 수검 준비가 겹쳐 업무량이 급증했고, 본인 고유 업무가 아닌 전산시스템 개발까지 병행하며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습니다.

초등학교 입학 자녀를 돌보기 위해 신청했던 육아휴직을 두 차례 연기하다 사망 전일 스스로 육아휴직계를 회수했고, 동료에게 “업무로 인해 가족에게 미안하다·죽고 싶다”는 취지의 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사망 당일 야근을 마치고 귀가한 뒤 새벽 30분 만에 자택 욕실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수사기관은 극심한 업무·육아 스트레스에 따른 자살로 판단해 내사종결했고, 서울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업무상 사유로 정상적인 판단능력이 저하된 상태에서 자살에 이른 것으로 보아 산업재해로 인정했습니다.

회사·본인·배우자가 가입한 다섯 개 보험사의 사망담보를 놓고 상속인(배우자·자녀)이 보험금 지급을 청구하자, 보험사들은 “심신상실 상태에서 자살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고의 자살 면책을 이유로 거절했습니다.

2. 법원의 판단

법원은 다섯 개 보험사에 대한 상속인 청구를 모두 인용했습니다. 자살 면책 조항의 예외에 해당하는 심신상실 여부는 대법원 2009다97772 판결의 판단 요소(정신질환 발병 시기·진행 경과·자살 즈음 상태·주위 상황·행태·동기·방법 등)를 종합해 판단해야 하는데, 이 사건에서는 정신과 진료 이력이 없더라도 아래 사정들이 예외 인정을 뒷받침한다고 봤습니다.

업무량·과로 사망 전 7개월간 확인된 연장근무만 533시간, 사망 직전 1주일간 44시간. 검찰 수사·금감원 감리·회계감사 수검 준비까지 겹쳐 업무량이 폭증했고, 사망 후 경리팀이 두 팀으로 분리되고 인원이 보강된 정황도 과로를 뒷받침.
업무 외 부담 고유 업무가 아닌 전산시스템 개발까지 병행. 시스템 오픈 지연으로 문책을 받는 상황에서 상당한 스트레스를 겪음.
가정·개인적 부담 초등학교 입학 자녀 육아를 위한 육아휴직을 두 차례 연기하다가 사망 전일 육아휴직계를 스스로 회수. “죽고 싶다”는 표현을 동료에게 반복.
자살 당시 행태 퇴근 후 새벽에 유서 없이, 퇴근 복장 그대로, 짧은 시간에 실행. 자살 원인으로 다른 특별한 정황은 확인되지 않음.
업무상 재해 판정 서울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가 업무상 사유로 정상적 판단 능력이 저하된 상태에서 자살에 이르렀다고 보아 산업재해로 인정한 판정이 심신상실 상태에 대한 유력한 참고 자료로 작용.

법원은 이 정황들을 종합해 피보험자가 자살 당시 순간적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였다고 판단했고, 다섯 개 보험사에 대해 약관에서 정한 지연이율(연 6% → 판결선고일 다음날부터 연 12%)로 보험금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명령했습니다.

3. 보험설계사 실무 시사점

정신과 진료 이력이 없어도 면책 예외 가능성: 유족이 “진료 기록이 없어서 어렵다”고 미리 포기하지 않도록 안내가 필요합니다. 이 사건은 정신과 진료 이력이 전혀 없는 근로자였는데도 업무·환경 정황과 산재 판정이 종합적으로 인정되어 재해사망보험금이 지급됐습니다.
업무상 재해 판정이 중요한 참고 자료: 근로복지공단·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의 산재 인정 결정은 보험금 청구에서도 주요 판단 자료 중 하나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유족이 산재 신청을 병행하도록 안내하고, 산재 판정문·업무 관련 기록(연장근무 시간·업무 지시 이력·동료 진술)을 미리 확보해 두면 청구·소송 단계에서 판단 자료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자살 면책은 원칙, 예외는 종합 판단: 약관상 자살은 원칙적으로 면책 대상입니다. 다만 정신질환 진단 기록이 없더라도 발병 시기·진행 경과·주위 상황·자살 무렵의 행태·자살 동기·방법을 종합해 심신상실이 인정되면 예외로 지급될 수 있습니다. “진단서가 없으니 무조건 안 된다”는 식의 단정 안내는 피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회사·개인 다수 보험이 있을 때 일괄 청구: 이 사건처럼 회사가 가입한 단체보험, 본인·배우자가 가입한 개인 보험이 겹쳐 있을 수 있습니다. 유족이 지급 거절에 부딪히면 한 보험사만 상대할 것이 아니라 관련 보험 전체를 정리해 함께 대응하는 것이 실무적으로 효율적입니다.

4. 고객에게 설명할 때의 문장

“약관상 자살은 원칙적으로 면책 대상이지만, 우울증 등 정신질환 또는 극심한 과로·스트레스가 종합되어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었던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지급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정신과 진료 기록이 없더라도 업무상 재해 판정, 연장근무 기록, 주변 진술 같은 정황이 함께 뒷받침되어 예외가 인정된 하급심 사례도 있습니다. 유족께서 청구를 미리 포기하기 전에, 관련 기록을 정리해 함께 검토해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이 글은 보험 상담 실무를 돕기 위한 일반 정보입니다. 자살 면책 예외 인정 여부는 진료 기록·업무 기록·자살 정황 등 개별 사정에 따라 결론이 크게 달라질 수 있고, 이 사건은 하급심 판결이므로 상급심에서 결론이 달라질 여지가 있습니다. 개별 사안의 법률 판단으로 사용하면 안 됩니다.
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law.go.kr) 판례 원문 보기 · 사건번호 2019가단36369,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 2020. 6. 5. 선고